“아들, 밥 좀 빨리 먹자!”가방 내려놓기 바쁜 아들을 보챈다. 미리 차려놓은 밥상으로 딸을 밥 먹여 학원 태워다 주고 아들과 마주 앉았다. 늦겠다 싶어 선 채로 후루룩 밥을 마신다.“촛불집회 가게요?”엄마 하는 모습이 평소와 다름을 눈치 채고는“나도 따라 갈래요.”하며 아들도 밥을 서둘러 먹는다.늦게 퇴근해 녀석들 챙기다보면 시간은 9시를 향해 달려가기 일쑤다. 마음은 있어도 촛불집회는 늘 뒷전이었다. 내가 든 촛불 하나는 보잘 것 없지만 고립무원에 놓인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리 하고 싶었다.나는 아직 사건
관광지나 주택단지에서 주정차를 할 때에는 반드시 연락처를 남기고 볼 일을 봐야 할 것이다. 주정차를 할 때도 스스로 질서정연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한 가구 당 차량을 한 대 이상 소유하고 있지만, 주·정차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은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현실이다. 운전자들은 자기 사고방식대로 생각하고 자기중심적으로 불법 주·정차를 하고 있어 긴급상황이 발생될 때 제대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인명과 재산상의 많은 손해를 끼치고 있다. 특히 잘못된 주·정차로 인하여 긴급차량이 골목길이나 좁은 도로를 진입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발
최근 벌에 쏘여 사망한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6월부터 9월까지는 일년 중 벌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고, 올 여름 집중호우로 인해 벌의 활동시기가 늦어지는 바람에 8월 하순부터 9월까지 집중적으로 벌들의 활동이 활발할 것이라 한다.벌 특히 말벌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한 조심이 필요하고 인가에 벌집이 있는 경우 제거해야 한다. 잔털이 많고 황갈색을 띠며 몸집이 큰 말벌은 땅속이나 나무의 빈 공간, 집 벽, 추녀에 둥글고 큰 벌집을 만들고 아주 공격적이다.야외활동을 할 때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을 피하고 밝은 색깔의 옷을 입지
자화상 -공재 윤두서(恭齋 尹斗緖) 이지엽 화면 밖으로 뛰어나와 내 잘못 하나 하나 훑어내어 꿰뚫어보는 듯 선명한 저 눈너, 혹시 비겁하지 않았니? 바라보는 이를 저어하게 하는 돌아보게 만드는 저 강렬한 눈정말이지 이게 나야 그때 왜 손바닥을 펴지 않았니?속으로 쌓인 분노와 슬픔을 다 우려내어둠속 홀연히 살아 돌아와 300년 가까운 세월 끓어오르는 마그마처럼 준엄하게 이르는 말씀 우울하고 강건하게 뻗어 내린 선의 절묘한 리듬이여목기를 깎는 선차도(旋車圖)여 나물 캐는 채애도(採艾圖)여정약용(丁若鏞)의 외증조이자 윤선도(尹
나무를 이용한 전시실이다. 아이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간다. 나무로 만든 지게 같은 옛 물건들과 로봇 피아노 컴퓨터 틀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물건들이 즐비하다. 아이들은 만지고 두드려보느라 바쁘다. “오줌싸개가 소금 빌리러 갈 때 머리에 쓰던 물건이죠?”역시 5학년답다. 키의 쓰임새를 맞춘 녀석의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나는 비긋이 엄마 미소를 날려 보낸다.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살랑대는 9월. 녀석들과 3번째 산행이다. 그 사이의 우리 사이는 스스럼이 없어졌다. 때에 따라 함께 하는 녀석들이 바뀌어 처음 보는 아이들도 있지만 친해지는
이물질에 의한 기도의 폐쇄는 우리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응급상황으로 호기심이 많은 어린아이들에게 자주 일어나는 사고이다. 대개 유아나 어린이에게서는 땅콩, 동전, 바둑알, 떡, 사탕 등이 기도 질식 사고를 일으킨다.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질식 상태가 되면 즉시 ‘하임리히’ 응급처치법을 해야 한다. 음식물이 기도에 걸리면 두 손으로 목을 감싸면서 기침을 하거나, 숨을 쌕 쌕 거리고, 심한 경우 얼굴이 파래지거나, 질식하여 의식을 잃는다.‘하임리히 응급처치법’ 은 가슴이나 배에 충격을 가해 기도에 걸린 이물질을 토해내게 하는 방법
능이 이지엽9월도 중순이 지나면 해남의 숲속에서는 노래가 울려퍼진다 나팔꽃처럼 핀 깔때기가 하늘 향해 손 모으고 나팔을 분다 자루 밑부분까지 구멍이 뚫린 갓을 시원하게 둘러쓰고 굴참나무나 단풍나무 밑옹기종기 여기저기 군락으로 모여 음 으음 목청을 가다듬는다 피톤치드 잣나무 밑에 숨어 떼로 무리를 지어 우우 우우우그냥 물에다가 정성스레 다려 마시면 그 노래가 몸속에도 울려 퍼져 기침, 천식, 기관지염도 달아나고 단백질을 분해 효소에 천연소화제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방지해주고 렌티안 성분이 풍부해 암세포도 억제시킨다섬유질과 수분이
주택으로 이사 오고 햇볕과 바람이 참 귀한 존재라는 생각을 세삼 한다. 햇볕 좋은 날은 그냥 보내기 아까워 뭐라도 일거리를 만들고는 한다. 건조가 잘 되려면 햇볕을 타고 노니는 바람이 적절히 찾아와 주어야 또 제격이다. 그리하여 여름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여러 날 이어지던 한가위 연휴에 벼르던 부각 만들기를 착수했다. 하늘 눈치만 살피다 미뤄둔 일이다.불린 찹쌀을 믹서에 갈아 쌀죽부터 쑤고, 감자는 얇게 썰어 끓는 물에 익혀 물기를 빼둔다. 김은 잡티를 골라 한 쪽에 놓아두고, 물기 빠진 깻잎도 채반에 받혀둔다. 그리고 마당 한가득
달나라를 과학이 만들어낸 기술로 들여다본다. 그럴수록 아른거리는 옛이야기가 기억 저편에서 달떠온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정지승님의 사진 속에는 우리의 문화유산 및 산하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득하고 삶의 현장을 통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현재, 잡지와 신문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시장이 있다. 중고차 판매자는 구매자보다 판매할 중고차에 대하여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 차가 사고이력이 있는지, 정비는 얼마나 자주 받았는지 등 외관으로 알기 힘든 정보들은 판매자만이 가지고 있다.정보가 없는 구매자는 평균가격을 제시하고 판매자는 제시된 가격보다 낮은 품질의 차를 판매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시장엔 나쁜 중고차만이 남고, 제값을 받을 수 없는 좋은 중고차는 시장에서 떠나게 된다.이렇듯 정보의 불균형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불평등한 상태에서 계약을 하게 만들며 더 나아가 시장실패로 이어지는 원인
한국의 가을 이지엽우리나라 가을에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강물 끌고 달은 가응가응 수월래에 떠오르고 단풍든 마음 하나둘 어머니 곁에 모입니다…아가 힘들지야 여윈 등을 토닥이는 밤 무릎 꿇은 사랑들이 물소리에 귀 맑힙니다 붉은 감 한 톨에도 千 年,푸른 바람이 지납니다 한가위다. 열 시간도 더 걸려 우리는 한사코 고향을 간다. 간다고 속 시원한 것이 없지만 그래도 어머니 곁이 편하다. 다 잊어버리고 누워서 하늘을 보면 고향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인다. 모든 것을 용서하고 가장 더럽고 어려운 것까지도 마다않고 받아준
술이 당기는 게 아니라 숫제 시詩가 ‘땡긴다.’ 찐하게 시 한 잔 마시고 싶다. 정호승과 도종환과 신경림과 이시영 그리고 나희덕의 시까지 한데 버무려 인상불성이 될 때까지 흠뻑 취하고 싶다. 나무로 만든 사다리를 타고 올라, 가장 높은 꼭대기까지 올라가 신 새벽 세상을 향해 시어詩語로 쏟아내는 고성방가를 하고 싶다. 밤이면 풀벌레 쓸쓸히 울고, 서늘한 바람 폐부를 스치고 지나가서인가? 아니다. 계절과 상관없는 일이다. 시를 향해 미치듯이 날뛰는 이 심장은 필시 나이 들어가고 있음의 증거이다. 시는 한때 광장의 언어였고 젊은이의 뜨거
‘너븐내’와 ‘사러리들’에 서린 역사와 인정차를 타고 해남 읍내를 벗어나 완도나 땅끝 방향으로 길을 지나다보면 삼산면으로 접어들 때쯤 탁 트인 들녘이 보이는데 이곳을 ‘사러리들’이라 불렀다. 두륜산 골들이 모여 드넓은 농토를 따라 ‘너븐내(삼산천)’를 이루어 내달리는 모습이 여기까지 역력하다.이곳은 한때 번성기를 누렸던 선인들의 문화가 찬란했던 반면에 일제강점기에는 수탈의 역사도 함께 따라다녔다. 백성들의 고단한 삶이 애환의 강물처럼 흐르고 흘러 ‘사러리천(현 송정마을 앞 하천)’을 적시면 번성기를 누렸던 그때의 회상들조차도 어느덧
금쇄동 이지엽 살며 하늘 그리운 날 혹 있을지 모르지만 심중에 못 다한 말 그 말 같은 붉은 설움 예 와서 다 쏟아놓고 눈 들어 산을 보게병풍바위 두른 배경 달뜨듯이 살아가도 생은 늘 배반한 듯 거꾸로만 달려가고오늘의 기와 파편들 꽃밭인 듯 구름인 듯말하거나 웃지 않아도 짐짓 거기 풍경 밖을 이쯤에서 모른 채 눈 감고 돌아 선다면 절정은 늘 후렴 같고 몸 떨리는 시위 같아평화가 눈물겨운 기도의 제목이 될 때물매화 자주쓴풀 그예 싱그런 계곡이여 감춰둔 비밀을 풀어 절벽처럼 가을이 깊다고산 윤선도 선생이 처음 이곳을 발견하고
‘들장미 소녀 캔디’에 나오는 안소니. 노랑 곱슬머리를 한, 캔디에겐 언제나 친절했던 남자. 장미를 사랑했던 로맨틱한 남자. 뭇 친구들은 반항아 테리우스가 더 멋지다고 했지만 나는 가슴 따뜻한 안소니가 더 좋았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내 가슴에 설렘으로 자리했다. 이럴 수가! 만화 영화 속 주인공을 사랑하다니! 그건 분명 내 첫사랑이었다.도서관에 갔다가 ‘들장미 소녀 캔디’ 시디를 발견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요일 아침 8시면 어김없이 했던 그 만화영화. “밥은 안 차리고 뭐한다냐! 테레비 속으로 아조 들어가거라잉.”어김없이 이
모기 입이 비틀어진다는 처서(處暑). 이제는 불어오는 바람도 느낌이 다르다. 추수의 계절, 나는 또 어떤 결실을 맺고 있는가. 들판에 서서 묻는다. 아니, 들판이 내게 묻는다. 기쁨과 설렘으로 맞이하는 계절에 알알이 영글어 가는 곡식들을 보니 가슴 뿌듯하다. 시나브로 우리 곁으로 가을은 찾아오고 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정지승님의 사진 속에는 우리의 문화유산 및 산하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득하고 삶의 현장을 통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현재, 잡지와 신문을 비롯한 여러
그리운 패총貝塚 이지엽하얗게 뼈만 남아 육탈된 詩를 보러 백포만 주머니꼴 낮은 구릉 찾아 갔어 가볍게 목례를 하고 조의를 표했지이미 화석 되어 켜켜이 쌓인 퇴적층 속 긁개와 돌창 든 사내 뒷모습이 외로웠어 손들어 웃는 모습이 낯선 변방 같았어고인돌과 독무덤 사이 흘러간 수세기를 정을 비운 몸만으로 층층 쌓아 막아선들어찌 다 적을 수 있을까 원시의 숲 눈먼 책들껍데기가 집이 되고 나라가 되는 동안 깡마른 음계의 바람 같은 말씀이여 논물이 그리운 봄날, 재두루미 입술 묻는 백담에 들었다. 만해마을에서 1박을 하였다. 만해 축
치매란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여러 가지 원인들로 인하여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수행능력 등과 같은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과거에는 치매를 ‘망령’, ‘노망’이라고 부르면서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 되는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서 분명하게 밝혀진 사실은 치매는 일종의 뇌질환이라는 것이다. 즉, 치매는 뇌세포들이 죽거나 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질환은 10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치매의 원인 질환들 중에서 가
예고 없이 불쑥 찾아왔다. 아니 무단침입이었다. 원래부터 제 집인 냥 태연하게 마당 한 자리를 차지하고 눌러앉았다. 그런데 그의 모습이 참으로 근사하고 멋있었다. 나무에 찰싹 달라붙어 공격 자세를 취하는 뿔 달린 곤충.“투구벌레야.”남편의 말에 환이는 인터넷을 검색했다.“투구벌레 또는 장수풍뎅이. 뿔이 있으니까 수컷이네요” “아빠 어렸을 때 많았어. 한 마리 잡으면 온종일 갖고 놀았지.”세상의 모든 곤충은 다 무서워하는 인이도 관심을 보인다.“사슴벌레나 장수하늘소하고는 어떻게 달라요?”그러자 이번에도 환이가 동물도감을 가져와 차이점
넝쿨째 온 밭을 구르다 뙤약볕을 머리에 이고 갑옷 두른 듯한 호박들이 탑(塔)을 이룬다. 이층, 삼층, 사층 제각각 모양의 호박탑은 농부의 희망 탑이다.누렇게 익은 호박,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붙잡고, 아이는 호박탑에 내려앉은 잠자리를 잡기에 마냥 신났다. 햇볕이 따가운 오후 들녘에는 호박들의 잔치가 탐스럽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정지승님의 사진 속에는 우리의 문화유산 및 산하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득하고 삶의 현장을 통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현재, 잡지와 신문을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