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처럼 맑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토끼처럼 초롱한 눈 욕심 없는 맑은 지혜빈손의 육신이라도 평화로우니 족하다남 탓하지 말고 더 가지려 싸우지 말고서로가 서로를 다독여주고 위로하는눈처럼 평온한 지붕, 둥근 한 해면 좋겠다 · 시작 메모 ·예향 광주에 계시는 원로화가 하인택 선생의 그림에는 온유돈후(溫柔敦厚)한 성정이 그윽합니다. 소복히 쌓인 눈 그림처럼 평화로움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안온하게 합니다.2023년 계묘(癸卯)년 벽두에 아주 어울리는 그림입니다. 계는 열째 천간계, 북방계를 의미하니 "검은 토끼해"입니다. 계의 물은 먹거리를
꽃이 핀다, 바람꽃 핀다 햇살 꽃이 핀다 핀다보는 이 없어도 혼자 피어 지는 꽃언제나 잔잔한 사랑, 일렁이는 바람꽃가난한 이에게는 풍요로운 양식을 주고아픈 이에게는 치유의 위로를 주는마음꽃 쉽게 잡히지 않는 눈부신 저 햇살꽃 · 시작 메모 ·요 며칠 사이 남도에 정말 많이 눈이 내리고 몹시 추웠습니다. 오늘은 쾌청하고 날이 풀렸는데 바람까지 불어 삽시간에 많은 눈이 녹아내렸습니다. 산간지역에는 몇날 며칠 눈을 치워도 녹지 않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내리는데 이곳 바닷가에는 하루 만에 눈이 다 녹아버린 것입니다. 햇살도 햇살이지만 바람
이브와 사과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보는 이의 시선을 여과 없이 빨아들여한눈 팔 사이도 없이 뜨겁게 달구네하늘 문이 열리고 강림한 사랑의 시작균형을 무너뜨린 저 유혹의 눈길이여저 붉은 생의 에너지가 땅의 역사 만들어 왔네 · 시작 메모 ·한갑수 작가의 「이브 」에는 성서 속의 모티프가 에로틱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여인의 모습은 위태하면서도 고혹적입니다. 사과를 바라보는 여인의 눈은 부드러우면서도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사과와 여인의 눈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이 작품의 매력입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 팽팽한 생의 에너지가 땅의 역
화가의 상상 속에는 초록이 자라고노랑과 붉음의 사랑의 꽃과 이파리언제나 생명을 꿈꾸는 나무가 자라난다때로는 불안한 물결이 휩쓸어 가지만바다의 일렁이는 물살과 노랫소리자유의 맑은 눈동자가 한 시대를 읽어 낸다 · 시작 메모 ·조유나 화가의 '자화상'이라는 작품에는 화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강화플라스틱에 아크릴 채색을 하고 우레탄 도장을 하여 화려하고도 간결하게 보입니다. 화가의 상상력의 한 장면을 스크랩한 듯 자유로운 곡선들이 유영하고 있습니다. 초록,노랑, 빨강은 생태적인 면을 검은 기다란 면은 불안을 청색은 꿈과 이상
꽃나무 사이에 두고 정다운 오누이바라보는 눈길마다 봄이 가득합니다맨발의 청보리 순마다 무장무장 푸릅니다서서 조마조마 꽃나무를 감싸는 것은하마 꽃 피리라는 간절함 때문입니다물소리 귀 기울이는 눈망울 아늑합니다 · 시작 메모 ·박광구 조각가의 '꽃나무 언덕에서'라는 작품에는 우리들의 영원한 고향이 있습니다. 친숙하고 온화한 평화와 이데아의 숨결이 있습니다. 곡선의 부드러움과 온유돈후(溫柔敦厚)한 속 깊은 정감이 있습니다. 박광구 조각가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인전을 10회 단체전을300여회를 열었습니다. 현재
갠지갱, 갱개개개개, 갠지갱, 갯깽한바탕 당마당에서 판굿이 벌어졌다차례로 꽹과리재비 징재비 앞장서서장구재비 북재비 소고재비 신이 났다복을 불러들이는 고삿소리 들리는 듯덩더꿍 쇠가락 장단 흥이난다 따라돈다 · 시작 메모 ·방해담솔 닥종이 전문가는 시인이면서 매일 밭으로 출근합니다. 최근에는 한국예술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시집『지평리사람들』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매일 밭으로 출근하는 여자」라는 시에서는 “밭의 모든 작물은 나의 살이야”라고 얘기하고 “땡볕과 땡볕이 부딪쳐 얼굴이 불붙 듯 화끈거려도/ 이 여름 맘껏 살아주마!/흙에
발아 정말 고생 많았다 미안하다난 너를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데언제나 넌 나를 위해 마다않고 가는 구나싫어도 내색 않고 넘어져도 울지 않고묵묵히 우보천리(牛步千里) 부대껴도 변치않고발가락 마디마다에 굵은 힘줄 앙팡지다 시작 메모박형호 조각가의 작품은 브론즈(65*27㎝) 작품으로 발의 마디와 힘줄들이 아주 선명하게 묘사된 작품입니다. 오랜 세월의 아픔을 겪어온 발처럼 굵은 힘줄과 각 발가락 마디들은 살아 꿈틀거리듯 생동감이 있습니다. 박형오 조각가는 11회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다수 열면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내가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는당신에게 행복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더 이상 외로워 마세요 자 내 손 잡아요 꽃 져도 열매 익어 풍요로운 가을 뜨락으흠 아, 소리 높여 노래 불러 보세요나는 늘 당신을 위해 언제나 서서 기다립니다 · 시작 메모 ·박상권 조각가의 행복을 주는 사람은 3미터의 높이로 시원하고 날렵한 느낌을 줍니다. 행복은 뒤로 한 오른 손에 쥔 붉은 사랑의 하트입니다. 여귀산에서 열린 광주 전남 조각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초대전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방문객들 대부분이 이 조각 앞에서 포즈를
하나로서 존재하는 생명은 장엄하다다시 올 수 없는 시간처럼 추억처럼생명은 다시 올 수 없다 가버리면 끝이다 지네를 죽인 저녁에는 마음이 괴롭다얼른 밖으로 던져 버려야 했는데부르르 나도 모르게 파리채 휘두르다니 어디에 소중하지 않는 목숨이 있으랴풀무치도 노래가 있고 달에게도 사랑이 있다아무리 비천한 사람도 햇살만큼 소중하다 시작 메모최규철 조각가는 오랫동안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광주 예총 7,8,9 대 회장을 연거푸 하실 정도로 한국 미술의 발전에 남다른 노력을 해 왔지요, 개인전도 3회를 하고 초대전
바나나는 하나의 상징, 강하고도 부드럽다여자를 유혹하기엔 바나나가 필요하지만있다가 쉽게 사라지는 믿음 같은, 노래 같은 것강물을 스쳐 보내듯 인연을 보내고 나서남자는 후회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쓸쓸한 산 그림자 같은, 욕망의 섬 별빛 같은· 시작 메모 ·박희정 조각가는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개인전을 5회나 열었습니다. 광양 섬마을 경관 개선 사업 조형물을 비롯해 다수의 조각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를 오브제로 한 일련의 작품을 창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라는 제목에 대해 무척
작은 가지 하나에도 숨결이 흐릅니다엇갈린 손끝마다 촉이 트는 작은 사랑세계가 하나의 꽃이니 아파도 노래입니다선율마다 빛이 되어 마디마다 윤슬 되어마치 말을 걸어오는 친구처럼 애인처럼세계가 하나의 꽃이니 슬퍼도 찬란합니다 · 시작 메모 ·박정용 조각가는 전남대학교와 경희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22회 개인전을열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전국조각가협회 이사장 역할을 하면서 전남대학교 미술학과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라는 제목이독특합니다. 세상이 하나의 꽃이란 긍정의 힘이 부드럽게 공간을 지배합니다. 조각작품이라기보다
달그락거리는 문 소리에 깜짝 놀라서안으로 잠금장치 하고보니 그게 아니었다한포기 묵은 김치를 주고 싶어서 그랬단다하룻밤 잠자리를 같이한 이풍자 할머니팔십 년 서러운 인생 웃다 울다 지샜다시보다 사람 사이 정이 중요한 걸 깨달았다 · 시작 메모 ·마혜경 시인이 시에그린 문학의 집에 입주했습니다. 죽림리 마을회관을 새로 리모델링한 곳인데 참으로 흐믓한 일이 생겼습니다. 동네마을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김치와 게장을 주시는 등 큰 관심을 보인다는 거였습니다. 집 옆 정자에 이불을 말리고 있었더니 이풍자 할머니 한 분이 오셔서 자기 집에
이지엽꽃의 내면에는 별 하나가 삽니다외로워도 힘들어도 의연하게 중심에서언제나 중심 향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꽃이 가 닿는 곳 높고 푸른 하늘 바다붉고 노란 꿈과 푸른 우물의 사랑들이빙 둘러 방을 만듭니다 이웃하여 따뜻합니다 · 시작 메모 ·박장길 화가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추상화가입니다. 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선생이 추구하는 방향이 감이 잡힙니다. 그런 추상화가가展에 참여했습니다. 독특한 꽃을 출품했습니다. 꽃의 내면과 지향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밀양예총지회장 및 가인예술촌 촌장을 역임했습니다. 가인
나팔꽃 번지는 길 추억의 강이 흐른다안개 같은 연서 같은 여운의 강이다은은한 남도 사투리 느리게 감겨온다 꽃마다 수정의 별 알알이 박혀있어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것인가더불어 같이 갈 벗의 눈길이 그리운 날 · 시작 메모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이면서 목포과학대 교수를 역임한 손영선 선생은 목포에 거주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입니다. 여귀산 미술관의 展에 이 그림을 출품하였습니다. 은은하고 정감있는 남도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꽃과 꽃 사이에 여백을 연출하여 문인화의 여운까지를 담아내 운치를
오곡백과만큼이나 아름다운 꽃이 있어들판은 외롭지 않다 혼자서도 넉넉하다산 하늘 멀리 두고도 아리랑이 휘어든다 잠든 신의 손길처럼 부드럽고 아늑하여아름답고 애잔한 어머니의 하늘밭이여걷이가 끝난 쓸쓸함도 달을 띄워 위로한다 · 시작 메모 ·가을이 오는 들녘은 그냥 서서 바라봐도 물리지 않습니다. 바람에 무겁게 흔들거리는 벼이삭과 고구마순과 참깨 모가지들 … 자연이 이루어낸 풍경들에 마음이 흥성서러워집니다. 태풍 때문에 낙과 피해를 보긴 했어도 이만만하기 다행이다 싶습니다. 해마다 태풍이 더 심해진다니 걱정이긴 합니다. 오늘은 들판 꽃밭
눈에 잘 띄지 않는 앙증맞은 작은 꽃그 향기와 노란 빛깔 아릿한 유혹에물벼룩, 포충낭에 빨려 그만 먹이가 된다 세상은 생각해보면 겉과 속이 다르기 마련웃어도 그 뒤에는 교활한 술수가 있고지지리 못난 사람도 괴미있는 정(情)이 있다 · 시작 메모 ·통발꽃은 수련보다 작은 만나기 쉽지 않은 희귀식물입니다. 통발의 꽃은 입술 모양의 아래 꽃잎이 크고 넓으며, 꽃잎 가운데에 드리운 실핏줄 같은 붉은 줄무늬가 보입니다. 꽃대 아래 줄기에는 뿌리처럼 잎이 갈라지고 그 갈래 조각 중 일부가 포충낭(捕蟲囊)인데 그 속은 진공 상태입니다. 물벼룩
보면 볼수록 아늑한 곳으로 데려가서상처받은 마음을 말없이 도닥이고괜찮아 지나갈 테니 걱정마라 말한다바람이 살아있는 편안함이 있어 좋다오랜 친구 같은 누이 같은 고향집 토담 같은해와 달 날로 깊어지는 기품이여 위안이여 · 시작 메모 ·원로화가 하인택 선생의 작품에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고향집 토담같은 정 겨움과 오래된 연륜의 사랑이 있습니다. 속 깊은 묵은지 같은 괴미가 있습니 다. 이제 더 필요한 곳에 둬야한다며 고맙게도 시에그린 한국시화박물관에 많은 그림을 기증해오셨습니다. 따뜻한 밥 한그릇도 대접 못했는데 선생의 그림에 아주 환
뒷집 까무잡잡한 황정문 어르신(70) 마당에 불쑥 들어선다 올해 파 금이 좋아 재미가 좋았지유? 그랬지라우 한 마지기 농사에 밭 한마기 살 정도 였응께 그라믄 농사도 도시서 샐러리맨 하는 것보다 훨 낫겄소 안그래봐야 뭔 소용이 있간디요 한 해 조믄 시 해는 갈아 엎어야하는디 하얀 것 누르통통한 것 뒤섞인 계란 한 판을 부끄럽게 내미신다 ■시작메모고재종 시인은 「면면함에 대하여」를 통해 “너 들어 보았니/다 청산하고 떠나버리는 마을에/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그래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소리 죽여 흐느끼던 소리/가지 팽팽히
꽃은 정물일 때도 언제나 말을 한다 선하게 살아라 없는 것에 기죽지 마라 자신은 죽어가면서도 늘 격려한다 웃는다 화가가 그려낸 꽃과 석류 창 너머 바람 살랑이는 햇살을 따라 그림자가 움직인다 말 없는 정물인데도 살아 있다 다정하다 ■시작메모김일해 시형(詩兄)의 작품에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생명이 없는 것이 흔들립니다. 물결도 살랑거리고 나뭇잎도 떨어지면서 뭐라고 중얼거립니다. 그러니 꽃과 석류가 있는 정물에서도 이런 점이 돋보입니다. 창 너머 숲도 웅성거리고 다가올 듯하고 창문 새로 바람이 들어와 꽃병에 꽂은 꽃들이 말을 걸고 있는
아홉 살이나 열두 살은 작은 나이가 아니다 가난과 슬픔도 다 알만한 충분한 나이 가리고 숨기는 진실 어른들만 모른다 굴종과 배반의 약삭빠른 거래들은 앞으론 남아도 뒤로는 거진 밑지는 장사 서로가 이해를 하면 세상은 둥글어진다 ■시작메모엄화섭의 이 그림은 소설가 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은희경은 이 소설의 주인공을 통해 열두 살에 세상의 모든 비밀을 알아버렸다고 얘기합니다. 열두 살은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음을 아주 세세히 소설가는 파헤쳐나갑니다. 엄화섭 화가는 새의 상징을 통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