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이하 피싱)은 그 기법도 상당히 교묘해져서, 혹시 나도 전기통신금융사기(이하 금융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국민들이 주위에 점차 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지난 수년간 우체국에서는 피싱피해 예방에 앞장서 노력하여 국민의 금융재산을 지키는데 큰 기여를 하였으나 피싱 사건·사고는 날로 지능형·조직형으로 이루어져 가고 있다.금융사기 심각성은 점차 전국 전지역으로 확산되어 가고 피해 건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발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금융기관 대포통장 피해 건수가 2만여건에 달하고 피해액도 14
“아이가 세 살이 될 때까지는 엄마의 사랑을 아낌없이 주어야 합니다. 초등학생 때는 따라 배우는 시기이니 모범을 보여야 하고요. 사춘기가 되면 홀로 설 준비를 하는 때이니 뒷짐 지고 서서 지켜봐야 합니다. 그리고 20살이 넘으면 가차 없이 정을 떼야 해요. 그때부터는 남의 자식을 바라보듯 무심할 수 있어야 합니다.”법륜 스님 법문에 나오는 이야기다. 부모로서 이런저런 상담거리를 풀어놓으면 스님은 언제나 이 답을 들려주신다. 결혼도 해보지 않은 스님께 자식 키우는 고충을 묻는 것도 얄궂지만 열 자식 키운 경험자보다 더 명쾌한 답을 내
수성송 이야기 이지엽땅끝 해남군청 앞에는 수성송이 있습니다.아버지의 아버지의 웃대 웃대부터 해남을 지켜온 소나무입니다내 벗이 몇이나 하니 고산의 물음에 나도 그중 하나라고 수염을 늘어뜨리며 연동 뜰 거닐다가다산이 읊조리는 애절양(哀絶陽) 시를 탐진강 내려보며 간곡히 간곡히 바람으로 쓸어내리다간6․25 4․19 5․16 5․18 다 지나 오늘은 청청 울울청청 만조백관 다 거느리고 호령하고 계십니다 우슬재에서 소처럼 무릎 꿇고서도 공재 자화상이 울분과 분노를 묵묵히 견디듯 500년을 훌쩍 건너
욕심 많은 세상, 복잡한 일은 뒤로하고 추강(秋江)에 배를 띄우자.드리운 낚시에 고기 아니 물면 어떠한가. 무심한 달빛 가득 싣고 빈 배 저어오면 또 어떠하랴.
머물러있는 기억 속 어딘가에서 가을은 그리운 사연 모두 털어내고 낙엽 되어 속절없이 사라져 가고 있다. 달리(초현실주의 화가)의 그림 속 같은 靜과動 사이를 헤매며 시간의 행방을 좇아 떠나는 세월이 아쉽다.
양파까지 심고 나니 8개월의 긴 텃밭 농사가 마침표를 찍는다. 서른 가지 넘는 농사로 바쁘게 산 한 해였다. 본업보다 더 마음 쓰고 공들여 일군 게 농사다.농사짓기를 한 마디로 말하면 ‘풀과 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100평 남짓한 땅을 기본 3번씩은 풀을 제거해준 것 같다. 그랬는데도 장마가 끝난 뒤 우리 밭은 풀밭이 되어버렸다. 내 능력으론 이길 수 없는 싸움임을 알고 백기를 들어야 했다. 다른 농약 다해도 제초제만은 뿌리지 말자는 약속을 어기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다. 다행히 풀숲에서도 고구마는 짱짱하게 컸고, 땅콩은 여물
큼메마시 이지엽성님 아무래도 요것이 바람이 난능갑소? 밤마다 집구녁에는 안 있고 싸돌아다니는 것봉께.큼메마시…그래도 날 춥다고 이리 존 내복도 사주고 한번 만져보시오 을매나 부드러운지 카시미롱보다 더 좋소이. 그라고 주전부리하라고 티밥에 강냉이도 한 차댕이 사 놨소 안?큼메마시… 동네 총각들은 다 씨가 말랐는디 워쩌께 저기 웃뜸 이장네하고 한 번 해보믐 안 좋을 게라우? 고 막내가 정비소 해서 쏠쏠하게 돈 잘 번다는디.큼메마시… 아이고 다 큰 처자 으짜믄 좋을랑가 모르것소. 이참에 성님이 연통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은 실감나지 않았다.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보았지만 믿기지 않으니 슬픔도 내 것이 아니었다. 세상에 다시없이 좋은 아버지였기에 그의 부재는 절망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저 멍하니 앉아있을 뿐 울지 않았다.그때 먼 데서 친구가 찾아왔다. 한 때 죽이 잘 맞아 날마다 만났던 대학 시절 벗이었다. 친구는 다짜고짜 나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울음보가 터졌다. 꺼이꺼이 목 놓아 울었다. 친구는 아무 말 없이 울고 있는 나를 보듬어 주었다. 슬픈 어깨를 어루만져 다독여주고, 그도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둥근 손 이지엽둥근 손들이 모여서 싸목싸목 움직이고 있다아무리 봐도 못생긴 손들고개 갸웃거리며 까닥거리다가 두꺼비 눈알 꺼먹이는 손들하도 쓿고 다듬어서 손금까지 지워진 손바닥 횟가리 푸대 같이 거친 매듭들그러나 어쩌랴 눈감아도 모두 희부덕덕한 은가락지 같은 삼삼한 이웃들검고 흰 포실하고 딱다그레한 옥수수 알갱이들이와르 와르르 바닥으로 뛰어 내린다 생전 처음 구경이 온통 구멍인 세상 구경이라는 듯 동그랗게 눈뜨고 뛰어 내린다홀태에 진양조 가락이 낱알처럼 훑어진다 눈부신 가을 천지 사방이 오늘은 다 노래다 못생긴 손들이 모였
높고 파란 하늘과 떨어지는 노란 낙엽이 10월의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됩니다. 또한 각종 지역 축제와 행사는 우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합니다.그러나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해역에서의 세월호 침몰로 인한 294명 희생과 10명 실종으로 시작한 대형 인명피해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고,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등 많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20년 전에 성수대교 사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전 국민은 반성하였고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기관은 안전교육 및 훈련
자부하건데 나는 알뜰한 주부다. 어쩔 때보면 궁상맞기까지 하다. 4,5 천 원 커피는 아까워 못 마시고, 명품 꼬리표 단 가방 한 점 없다. 주변에서 애들 옷 물려받아 입히고, 중고물품 파는 가게 단골이기도 하다. 물건을 살 때는 목록을 적어 그것만 사는 편이다. 물 아끼려고 빨래는 모아서 하고, 지구를 위한 일이라 말하지만 진짜는 전기 요금 아까워 에어컨도 없이 산다.우리 같은 월급쟁이는 아끼는 게 사는 길이다. 알뜰히 아껴야 저축을 좀 더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외식 횟수가 뜸해졌다. 아이들이 어릴 땐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소비자들의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이나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식당에 음식을 주문할 때 원산지를 확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경우 대부분의 소비자는 식품의 원산지를 국산이냐 수입이냐에 중점을 둔다. 하지만 실제 수입되는 가공식품의 경우, 원산지 규정이 매우 복잡하여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농업 및 식품 관련 종사자들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원산지 규정은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국가 간 교역에서도 점차 중요시되고 있다. 원산지 규정이란 특정 제품의 원산지를 결정하기 위한 기준은 상품의 국적을 판
마음을 뒤흔드는 허상의 것들이 나부끼는 바람의 표적이 되어 가슴에 부딪힌다. 순간 오버랩 되는 희미한 기억을 애써 더듬으면서 스산함이 머무는 들녘 한가운데 우두커니 섰다. 추수가 끝나가는 들녘마다 계절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한 땀 한 땀 수놓듯 정성스레 새기는 손끝에서 오랜 세월 지켜 낸 장인의 정신을 엿보다.
낡고 오래되고 묵은 것들이 손에 익어 편하다. 새 것의 주인이 되면 얼마간 그것이 나의 주인 행세를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겨 폴더형 2G폰을 스마트 폰으로 바꾸었더니 근 한 달째 그것 앞에서 쩔쩔맨다. 영 적응이 되지를 않는다. 시도 때도 없이 친구하자는 문자가 날아오고, 이야기하자고 ‘까똑 까똑’ 해댄다. 손바닥만한 화면에 각가지 광고가 뜬다. 단추 하나 잘못 누르면 원하지 않는 전화가 걸리고, 생뚱맞은 화면이 뜬다. 기계의 속도를 따라 갈 수 없어 아예 인터넷 접속을 꺼둔다. 그러니 좀 살 것 같다. 아! 나는 옛날 휴
꼬막이지엽 요, 꼬막 맛좀 봐라 쫄깃하고 짭조름하니 정말 기가 맥히다야 구워도 좋고 삶아도 좋고 속살이 연시처럼 살살 녹는디 물 붓지 않고 익히면지가 낸 수분으로 육질이 더 찰지다야 찬바람 불면 더 입맛이 돌지 않던? 살이 토실토실 오른 놈들중간 치기 아이 주먹만한 피꼬막도불그죽죽 눈살이 귀엽다허리까지 푹푹 빠지는 널배에 채를 걸던 그 힘으로 팽팽해지는 걸까 작은 기왓골을 닮은 와농자(瓦壟子), 와농자여살짝 데치면 간간하고 더 감칠 맛 나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도 성근지게 할 것 같은 꼬막은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
최근 국민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대형 안전사고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활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더구나 우리나라 농어업은 기계, 농약, 시설, 차량, 선박 등에 대한 의존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고, 정부의 ‘소규모 시설 통폐합 정책’으로 인해서 농어촌의 방범이나 방재서비스의 주민 접근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고 농어촌인구의 급속한 노령화, 노후주택의 증가, 생활안전 의식의 부족 등으로 인해서 교통사고, 농기계사고, 화재와 같은 생활안전 관련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생활안전은 일상생활에서 생명과 재산의 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조용히, 혼자서 망상피우는 일이다. 배 깔고 누워 감은 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망상이 최고다. 햇발 좋은 곳에 앉아 온몸으로 스며오는 따사로움을 받안으며 피우는 게으른 망상은 그 다음이다. 어제 같은 평화로운 오늘, 오늘 같은 무탈한 내일이 물처럼 흘러가는 그런 일상이 좋다. 칩거에 가까운 하루하루가 나는 참 좋다. 타고난 체질이다.그런데 가을이 되면서 자의와 타의로 일이 겹으로 생겼다. 대문을 열고 집밖으로 나가야할 일이 잦아졌다. 몸도 마음도 바빠 서있지 말아야할 줄에 서 있는 것 같다. 남의 옷을
아동학대 사건이 늘면서 지난해 신고건수가 전국적으로 1만3000여건에 이른다.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아동학대는 대부분 부모에 의해 이뤄진다. 아동을 자신의소유로 생각하고 내 욕심대로 양육을 하려는 그릇된 태도와 아동을 성인과 동등한 가치로 대해 주지 못하고 있는 가부장적문화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던 여덟 살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울산계모사건‘, 오랜 기간 의붓딸을 학대하다 숨지게 한 ‘칠곡 계모 사건‘ 등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우리 사회의 들끓는 비난 여론으로 아
토란잎 우산 큰 애기부터 조르르하니 여섯 비오는 날은 우산이 부족했다 막내는 횟가리 푸대를 쓰고뛰어갔는데 아무래도 그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토란잎 우선을 썼다 오늘같이 곧이곧대로 똑바로 얌전하게 내리는 비는 요게 안성맞춤이다 어깨는 젖어도 영양크림 바른 얼굴은 괜찮다 또로롱 또르르 구르는 빗방울 천연 방수 요것보다 더 뛰어난 것 너 봤냐뭐라 말하지도 않았는데 지레 얼굴 들이대며 삐쭉거릴 듯이 초록하늘 밑에 분홍 털옷 보시시 고인 물 비켜 뛰며 요리조리 폴짝 폴짝 끝니가 달려갔다. 다 가리지 못하고 비를 맞았던 커진 어깨며 등짝, 그